고향, 낯익어 낯설구나

신태인서 감곡가는 길 옆, 태화동
서울에서 모셔온, 어머니를 놓아 드리고
주저앉은 집들을 일으켜 세우며
마을로 들어서자, 낯익어 낯설구나
아버지들은 왜 일찍 그것도 일제히 세상을 떴을까
나이 들어 과부랄 수도 없는 어머니들만
이고 온 세월을 부리고 있지
가겟집 아줌마는 어느 순간에 할머니가 되었을까
창선네 어머니는 서울 딸네집에 가고
연순네 어머니는 일본 딸네집 가고
진수네 할매는 진수따라 서울로 가고
문기네 어머니는 문기따라 돌구지로 이사가고
그래, 도톰했던 빵집아줌마는 일찍 돌아가셨지
어디로 누구따라 가셨을까?
방환이 형네 어머니만 혼자 남아 마을을 지키네
배에 물이 차는 병에 걸려
꺼이꺼이 울음까지 차도만
-김택근의 시 `귀향, 들어가면 비어 있는" 중에서-
바람이 찹니다.
고향 생각이 나시지요?
지금 그 속에는 누가 살고 있나요?
가만가만 다가가 먼 발치서 한번 보고 오시지요.

해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흰 두루미 늦은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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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는.
‘물결이 노는 것을 보았던 냇물/
배가 지나는 것을 본 강/
고향의 우러르던 울타리/
나를 감싸주었던 친숙한 산들, 어머니의 집/
형제자매의 껴안음’
이러한 것들이 기다린다고 쓰고 있답니다.
'고향 상실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고향은 사람들의 추억이 얽힌 특별한 곳이기에
아니, 우리 삶의 원형질의 바탕을 지녔기에
오늘도 고향을 그리고 그립니다.
며칠 있으면 또 고향을 찾아가겠지요.
잘 들 다녀오시기를.....
- 夕佳軒에서 바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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